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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생활/PENTAX

나는 왜 아직도 Pentax *istDS 를 쓰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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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DSLR 의 춘추전국시대 이다.
서울쪽에 국한된 일일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길거리를 다니면 누구나 DSLR 을 매고 사진을 찍는 젊은 남녀들이 늘어났다 는 것을 느끼는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찰칵-

이 소리는 필름카메라에서만 나는 소리가 아니다.
한때 처음 DSLR 을 손에 잡고 사람들 앞에서 사진을 찍을때 듣는 소리는 항상 "필름카메라 예요?" 라는 질문이었다. 하지만 질문을 한 사람에게 사진을 찍은 영상을 LCD 를 통해 보여주면 놀랬던 때가 있었다.

나의 첫 DSLR 은 MINOLTA 의 Dynax5D 였다.
물론 신품은 아니었지만 "왜 비싼돈 들여 가면서 DSLR 을 사서 쓰는걸까?" 라는 나의 의문을 스스로 깰수 있었던 계기가 바로 Dynax5D 였을 것이다.

그런데 .. 웃긴것은 어느순간에 내 손엔 Pentax 의 *istDS 가 들려 있었다.
왜일까?

나에게 있어 사진이란 하나의 기록매체 이지만 , 또다른 의미로는 그림과 같은 것이었다.
유채화로 멋진 풍경을 한장 남기려면 작화가의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들어야 한다.
하지만 카메라는 셔터한번에 그 풍경을 그림으로 남길수 있는 참으로 요긴한 도구인 것이다.
물론 피사체가 사람이던 풍경이던 한번에 담을수 있다는 것이 바로 사진기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나에겐 좀더 강렬한 이미지로 남는 것이 더욱 중요 했었고 , 그것에 있어 Pentax 관련 싸이트에서 본 느낌은 너무나 강렬 했었던 것이다.
잠시 Dynax5D를 만났던 기억을 추억의 한편으로 남겨두고 나는 Pentax *istDS 를 구하게 된 것이다.
때는 일본에서 일을 하고 있었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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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기종 보다 좋은것이 있었을까?

사진은 static still image 라고 정의하고 싶다.
static 은 still 이라는 단어와 함께 연관을 갖게 된다.
정적이라는 의미의 두 단어는 상당히 모순적인 사람의 기억력을 보완해 주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한장의 사진을 찍기위해 나는 좀더 고민과 생각의 시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Pentax 사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 동급 타업체의 DSLR 보다 AF(Auto Focusing) 속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 K20D 까지 나왔지만 어두운 곳에서의 AF 성능은 타기종보다 못하다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왜 느린 AF 에 불만을 가지지 않을까?

난 아직 아마추어이다.
아마 죽을때 까지 프로라고 불리는 사진작가들의 수준에 못 미칠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나만의 개성과 생각이 담긴 사진을 남기고 싶다.
그런면에 있어 AF 는 나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이지 해가 되는 존재가 아닌것이다.
그러니 *istDS 가 아무리 느린 AF 를 자랑하더라도 나에겐 눈과 손을 이용해서 초점을 잡는 고생을 덜어 주는 고마운 존재이기만 한 것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AA 배터리 4개로 돌아가는 AF 속도가 불만을 안가지긴 어려운 부분이라 CR-V3 배터리(충전용) 을 쓰고 있긴 하다. K10D 를 구하고 나서 느껴진 AF 의 속도 차이가 좀 나긴 했던게 이유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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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왜 아직도 *istDS 를 사용하는가?

나는 그 이전에 Pentax 의 단렌즈들에 대한 나의 생각을 먼저 쓰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편리한 줌렌즈를 구매해서 쓰고 있으며 , 좀더 조리개 수치가 밝은 줌렌즈를 구매하기 위해 자신의 카메라 바디보다 비싼 렌즈들에 상당한 돈을 투자하고 있다.
줌렌즈, 정말 편리하다.

하지만 돌이켜보라 -
아버지의 세대에 필름카메라들.
적어도 나의 아버지는 니콘FM2 에 Nikkor 50mm f1.4 렌즈로 우리 가족사진을 모두 촬영 하셨다.
풍경이면 풍경.
인물이면 인물.
모든걸 다 50mm 렌즈로 소화 하셨다.
다만, 단렌즈의 특성상 ... 일명 발줌을 좀 팔아야하는 노가다가 필요했다.
물론 그당시 카메라는 집안의 가보요 ... 도둑들이 노리는 넘버원 물품이었을 만큼 카메라나 렌즈의 가격이 상당했으니 줌렌즈 같은건 써 볼일이 없었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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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 저렴한 가격에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건 단렌즈들이다.
렌즈의 화질은 역시 단렌즈라 생각된다.
물론 그만큼 편리함을 잃어 버리는 반대적인 성격이 있지만, 사진은 역시 단렌즈로 찍는게 제맛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인 것이다.

물론 가끔 줌렌즈의 편리함을 애용할 때도 있다.
결혼식장에서 단렌즈로 다양한 장면을 남기기는 쉽지 않은 일이니..저렴하면서도 다양한 화각을 가진 줌렌즈를 이용하기도 한다.

그래도 내 주위의 풍경이나 , 사람들을 담기엔 수고를 하는 일이 많더라도 단렌즈를 애용하고 싶다.
줌렌즈의 편리함 보다는 좀더 밝은 단렌즈의 심도표현에 편리함과 고정된 화각의 익숙함을 더 선호하고 싶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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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DSLR 이 꼭 사진을 찍을때 뷰파인더를 보고 찍을 필요가 없어지고 있다.
모두 LiveView 라는 편리한 기능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나자신은 아직 뷰파인더로 렌즈를 통해 들어 온 빛을 눈에 힘줘 가면서 촬영 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된다.
사진이라 함은 역시 내 눈으로 직접 피사체를 보고 판단하고 싶은것이 그 이유다.
화면으로 촬영하는 편리함 보다는 옹고집을 가지고 불편한 뷰파인더를 애써 봐 가면서 사진을 찍고 싶다는 것이다.

그런점에 있어서 나에게 *istDS 와 K10D 는 최고의 DSLR이다.
1:1 FullFrame DSLR 이 아닌이상 , crop body 중엔 가장 넓은 뷰파인더를 가진 기종이 바로 Pentax 의 펜타프리즘 뷰파인더를 사용하는 *istDS,DS2,K10D,K20D일 것이다.

거기에다가 *istDS 는 작고 가벼운 DSLR 이다.
사진을 언제나 찍을수 있게 준비하려면 매번 가지고 다녀야 한다.
그런면에서 세로그립까지 달아서 쓰고 있는 K10D 보다는 *istDS 가 최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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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아직도 *istDS 의 색과 선명도를 더 사랑하고 있다.
K10D는 화소수가 증가 되었지만 RAW 에서의 놀라운 선예도가 JPG 일때만 뭉개지게 된다.(이미 해외 포럼에서도 거론되었지만 .. Pentax 측에서 뭔가 조치가 취해진건 없다)

평상시 JPG 만으로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고 싶어하는 나의 입장으로서는 당연 *istDS 가 그 해답이다.
작은 바디 크기, 작은 Pentax 의 단렌즈와 어울리는 크기, 익숙한 조작(심도 미리보기가 셔터버튼에서 다 해결되므로 나에겐 이만한게 없다), CR-V3 배터리를 사용하면 한달 내내 쓸수 있는 정말 긴 수명.

이런것들이 나에겐 이 카메라를 손에서 뗄수 없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가끔 이런말을 듣는다.

"AF 느리면 모델에게 미안하지 않나요 ?"

나의 모델들은 자동차 앞에서 멋진 몸매를 뽐내며 포즈를 잡아주는 사람이 아니다.
나와 함께 살아가며 , 나와 함께 시간을 공유하는 직장동료들 , 가족들이다.
그런점에서 반대로 내 카메라의 느린 AF 속도를 참아주지 못하는 그런 모델들이라면 과연 내가 그 모델을 촬영할 일이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DSLR 카메라를 사용하게 되었다.
하지만 정작 카메라를 사진을 찍기 위한 용도 보다는 카메라 성능만을 우선으로 중시하는 사람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사진을 찍기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스펙이 뛰어난 고가의 디지털 전자기기를 단지 소유하기 위해서.
카메라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말이다.

주위에도 카메라의 스펙을 줄줄 외우며 비싼 카메라를 사는 사람이 더러 있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그렇게 좋은 스펙에 비싼 카메라를 사 놓고 주위사람의 웃는 멋진 사진 한장조차 남기지 못한다는 것이다.

카메라는 사진을 찍기 위한 훌륭한 도구이다.

적어도 나에겐 아직도 *istDS 가 최고로 좋은카메라 이고.
나의 수많은 즐거운 기억들을 보조해 줄 사진을 찍어준 동반자 이다.

단지 AF 성능이 느리다 하여, 더 높은 화소를 위해 카메라를 계속바꾸기만 하는 사람들이 가끔 측은하게 보일때가 있다.

결국 다른 결말로 글이 끝나게 되는듯 하지만 , 카메라를 탓하기 전에 자신의 실력을 먼저 되돌아 보는 것은 어떨까 하고 이만 글을 줄일까 한다.